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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통령 "한반도 통일 빨리 올 수도"
IMF총재 출신 쾰러 대통령…노모 극진히 모신 '효자'
 
연합뉴스 기사입력 :  2010/02/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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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방한하는 쾰러 독일 대통령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g20 의장국으로 주목..新세계질서 기여할 것"
"환경기술 협력 확대 기대".."돈은 사람에 봉사해야"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호르스트 쾰러 독일 대통령은 1일 "한국이 올해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 "이 회의를 통해 양국이 새로운 세계 질서의 구축에 건설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7일 방한하는 쾰러 대통령은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양국이 신재생에너지 등 환경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양국의 엄청난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경제 외에 문화, 교육, 과학 교류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반도 통일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수도 있다면서 한국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갑작스러운 통일이나 통일 비용 문제 등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쾰러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한국과 독일이 수교한 지 126년이 지났다. 그동안 양국 관계를 평가하고 미래를 전망하면.

   ▲양국은 신뢰를 바탕으로 긴밀한 우호관계를 맺어 왔다. 또 2차 세계대전 후 국가 분단이라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공유하게 됐고, 안타깝게도 한국은 이런 상황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양국은 전쟁으로 나라 전체가 파괴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당시 한국의 광산근로자와 간호사들이 독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독일과 한국의 경제는 수출지향적이고, 자동차산업과 전자산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양국은 시장 개방에 대한 관심이 크다. 보호주의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반드시 전 세계에 적용되는 규정과 표준을 만드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금융위기가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올해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양국이 새로운 세계 질서에 건설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독일은 베를린 장벽 붕괴 20년 만에 큰 성공을 거뒀다. 한국은 통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한국은 지난 수십 년 사이 전쟁으로 파괴된 농업국에서 최첨단 산업국으로, 독재국가에서 안정적이고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했다. 이 때문에 조언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한국이 독일의 통일 과정을 분석해 우리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다.

   특히 통일 비용이 크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를 너무 걱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독일의 모든 국민이 이제 유럽의 심장부에서 평화와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다는 사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독일은 통일에 대해 행복해 하고 있다.

   한국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고려할 때 통일 과정의 경제적, 정치적 도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북한 주민들은 민간사업을 할 수 있는 작은 틈만 있어도 이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 국가의 규제에 끊임없이 저항하려는 '장마당'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한반도 통일이 언제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나.

   ▲미래를 볼 수 있는 마법의 구슬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독일 역사에서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때로는 역사적 사건이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사건은 스스로 탄력을 받게 되고, 이에 대한 준비는 미흡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는 자신이 생각치도 못했던 힘이 있다는 사실을 독일인들은 알게 됐다.

   --독일은 한국의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기여해 왔다. 남북한 긴장완화에 도움을 줄 계획이 있는지.

   ▲북한이 지난해 5월 핵실험을 비롯해 지난 수 년 간 국제사회를 상대로 도발적 행위를 계속하면서 남북관계가 현재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내에서 우리의 정치적, 경제적 활동도 크게 위축됐다. 독일은 대북정책에서 유럽연합(eu), 미국,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사람들, 즉 가족들이 서로 만날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다.

   독일의 분단 경험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연락사무소 상호 설치 문제의 경우 독일도 1990년 이전에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었다.

   --양국 경제교류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협력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를 꼽는다면.

   ▲한국은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하노버 산업 박람회에 우리의 동반국가로 참가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양국이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특히 환경기술이 두드러진 협력 분야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같은 여러 야심 찬 목표를 갖고 있다. 또 독일 기업들은 태양열, 풍력, 바이오디젤 등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양국이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다른 부문에서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문화, 교육, 과학 교류도 더욱 확대돼야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양국의 젊은이들이 상대국에서 공부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이들이 상대의 언어와 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은 지난해 '워킹 홀리데이' 협정을 체결했다. 한국에서 독일어를 공부하는 학생의 수가 수년 간 감소했으나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독일 대학들이 한국학부를 현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상대에 많은 호기심을 느끼는 것은 양측 모두에 좋은 일이다.

   --한-eu fta가 올해 발효된다. fta가 양국 경제관계에 미칠 영향을 평가해 달라.

   ▲한국이나 독일처럼 수출지향적인 국민경제는 무역장벽의 제거를 통해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들보다 시장점유율을 훨씬 더 확대한 것은 한국 수출기업들이 독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각국이 금융시장 개선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나.

   ▲금융시장은 국내·외적으로 더 효과적인 규정을 도입하고, 감독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g20의 결정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제 이런 결정을 국내법과 국제법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흐지부지해서는 안 된다. 돈은 사람을 위해 봉사해야지, 사람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 또 국가가 협박의 대상이 되어서도 곤란하다.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 기념행사에서 '더 나은 세계'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었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정치지도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21세기 정치 지도자는 자국의 이해를 넘어 전 지구적 책임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경제위기는 우리가 얼마나 상호의존적인지 잘 보여줬다. 기후변화도 국경을 넘어선 문제가 됐다. 기후회의가 열린 코펜하겐에서 느낀 실망감은 국제사회가 여전히 세계 공동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데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기후변화, 그리고 빈곤과의 투쟁은 피할 수 없는 인류의 과제다. 우리 모두가 함께 21세기를 위한 협력적 세계정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ks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2/01 06: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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