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이 이르면 올해 평양 외곽 순안에 전투병력을 파견해 주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베이징(北京)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동아일보가 20일 보도했다. 인민해방군이 북한에 진입할 경우, 6·25전쟁 휴전으로 1950년대에 병력이 철수한 후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한반도에 진입하게 된다.
이 소식통은 인민해방군의 평양 주둔은 명목상으로는 북한군 현대화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파견 병력 규모는 2~3개 ‘퇀(團·한국의 연대급으로 병력은 2000∼3000명)’으로 최소 수천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병력을 지휘할 일부 중국군 장교들에 대해 북한은 ‘조선어’와 지리, 풍습 등에 대한 교육을 중국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해방군의 평양 주둔 목적이 군 현대화 지원이 아니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떠오른 3남 김정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직은 김정일이 건재하지만, 김정일 사망 등 혼란이 발생했을 때 김정은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군을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중국군의 한반도 진입은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이자, 김정일의 대중 외교노선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일은 중국으로부터 정치 경제 외교적 지원을 받으면서도 두 차례 핵실험을 하는 등 ‘자주’를 강조하며 뻣뻣한 자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후계체제 안정을 위해서 “믿을 것은 중국밖에 없다”고 판단했으며 중국군의 개입까지 요청했을 수도 있다고 대북 소식통은 분석하고 있다.
자주와 선군정치를 강조해 온 북한에서 중국군의 주둔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28일 개최된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가 당초 일정보다 20일가량 늦춰진 것도 권력구조 개편 과정에서 군부의 위상과 영향력이 줄어들어 군부가 반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인민해방군의 북한 진주가 확인될 경우 미국과 일본 등으로부터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도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청와대 당국자는 “3대 세습에 대한 주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데 사대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서 자주를 강조해 왔다”며 “북한은 중국에 의존하지만 불신감도 커 중국 군대의 주둔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