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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베링해협 해저터널에 돈 벌어줄 나라는 한국뿐..."
알래스카~시베리아 85㎞, 미-러 묶는 '링해협 해저터널'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09/06/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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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베링해협 해저터널에 돈 벌어줄 나라는 한국 뿐…''


우리나라에서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에 가장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정태익(鄭泰翼·66) 전 주 러시아 대사다. 현재 베링해협 평화포..

 

[주간조선] 정태익 베링해협 평화포럼 한국대표

 

입력 : 2009.06.27 03:13 / 수정 : 2009.06.27 16:21

"베링터널 뚫리면 기차 타고 미국까지
미·러 적극적… 기술적 문제도 없어"
<이 기사는 주간조선 2061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에 가장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정태익(鄭泰翼·66) 전 주 러시아 대사다. 현재 베링해협 평화포럼 한국 측 대표를 맡고 있는 정 전 대사는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 일본, 라이베리아, 이집트, 이탈리아 등지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고 외교안보연구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역임한 정통 외교안보통이다. 특히 김대중 정부 말기와 노무현 정부 초기인 지난 2002년 2월부터 2004년 11월까지 주 러시아 특명전권대사를 지내면서 러시아 고위관리들과 깊숙한 친분을 쌓았다. 지난해 초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러시아 특사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정태익 1943년 충북 청주 출생. 서울대 법학과 졸업. 제2회 외무고시 합격. 주 이집트, 이탈리아, 러시아 대사.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photo 이경호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됐나.


“러시아 대사를 지낼 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지난 2007년 8월 9일에는 미국 전직 하원의원 2명을 포함한 평화통일재단 인사 12명과 함께 미국 알래스카 웨일스곶으로 현장 답사를 갔다 왔다. 해저터널의 미국 측 시발점이자 종착점이 될 알래스카 웨일스곶을 둘러봤고 전세 비행기를 타고 베링해협 상공도 둘러봤다. 베링해협 가운데는 대·소 다이오미드섬이 있어 해저터널을 뚫는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그다지 난해한 공사가 아니다.”

러시아 정부는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나.


“러시아 푸틴 총리는 ‘극동지역개발’에 가장 관심이 많은 정치인 중 하나다. 지난 2007년 12월 러시아 총선에서도 푸틴은 베링해협 해저터널을 포함한 극동지역개발을 러시아의 ‘국가 어젠다’로 제시했다. 히 푸틴이 러시아 연방 대통령으로 있을 때는 러시아 극동지역개발을 위해 돈이 많은 아브라모비치 회장(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첼시 구단주)을 해저터널이 들어서게 될 추코트카 주지사로 앉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브라모비치가 투자를 주저하자 지난해에는 주지사를 갈아치웠다. 극동개발에 대한 푸틴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예다.”

푸틴이 ‘극동지역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종의 ‘균형개발’ 논리다. 노무현 정부 때 사용했던 ‘지역균형발전’과 맥락을 같이한다. 러시아의 경우 우랄산맥 서쪽에 모든 인구와 경제활동이 집중돼 있다.
반면 러시아 전 국토면적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우랄산맥 동쪽은 개발이 지지부진하다. 개발이 부진하다 보니 인구도 갈수록 줄어들고 문제가 계속 심화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강한 러시아’를 주창하는 푸틴으로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해저터널의 러시아 쪽 출발지가 되는 곳은 추코트카 자치구다. 실질적인 사업은 연방정부가 아닌 자치구가 관할하게 되나.


“옐친 대통령이 집권할 때는 자치구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강했으나 푸틴이 집권한 후 연방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고 각 자치구에 흩어져 있던 권력을 중앙으로 한데 모았다. 히 베링해협 해저터널이나 자원개발, 철도, 도로 같은 사회간접자본 구축사업은 러시아 연방 정부에서 직접 관장하게 된다. 프로젝트 추진 시 참여가 예상되는 가즈프롬과 같은 러시아의 최대 기업도 중앙에 있는 푸틴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가즈프롬은 푸틴의 정치자금창구로도 알려져 있다. 결국 연방정부의 결심이 가장 중요하다.” 
러시아가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서 얻게 되는 이득은 뭔가.


“미국과의 교역량도 늘릴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영토의 통합성’을 높일 수 있다. 러시아는 영토가 길고 커서 방어에 취약하다.
과거 제정 러시아 시절 재무장관 비테(vitte)도 영토를 확보하고 통합하기 위해 9000㎞가 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깔았다. 해저터널이 만들어지면 그곳까지 3000㎞ 넘는 철도를 새로 깔아야 한다. 러시아는 철도와 도로 같은 인프라를 깔아서 영토를 보존하고 통합성을 높이는 데 관심이 많다.”

우리나라가 아닌 러시아와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가 왜 나서나.


“러시아로서는 베링해협 해저터널을 활용해 돈을 벌어 줄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투자가 유력시되는 일본과는 북방 4개섬 문제를 두고 아직도 분쟁 중이다. 중국에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사실 연해주를 비롯한 극동지방은 과거 중국 영토였다. 러시아 사람들은 극동지방의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 중국인들이 몰려오고 결국 극동지방은 중국으로 넘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한국과는 역사적 앙금이 없어서 우리나라의 참여를 기대한다.”

양 당사국인 러시아와 미국 가운데 어느 쪽이 해저터널 건설에 더 적극적인가.


“미국이 더 적극적이다. 시베리아에 묻혀있는 천연자원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하루 평균 석유제품 소비량이 2000만배럴에 달하지만 자기 영토에 있는 석유는 되도록 개발을 안 한다.
달러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고 있는 동안 일단 돈을 찍어서 석유를 사오자는 전략이다. 때문에 미국은 러시아의 석유 자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나.


“베링해협 해저터널이 만들어지면 결국 그 배후기지로 연해주가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가 중요한 위치에 올라설 수밖에 없다. 베링해협 해저터널이 뚫리면 북한의 동의를 전제로 연해주와 베링해협 해저터널을 통해 미국으로 갈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서는 유럽으로 갈 수 있다.
소위 말하는 ‘한반도 y축 이론’이다. 한반도에 y축만 만들어지면 반도국가인 우리나라도 과거 로마처럼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

베링해협 해저터널에 관심을 갖는 데는 종교적 신념(통일교)과도 관계 있나.


“종교와는 전혀 상관없다. 일교 문선명 총재가 베링해협 해저터널 구상을 본격적으로 제기했지만 나는 통일교가 아닌 불교도다. 나로서는 그 지역에 관심이 많아서 이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현 정부 사람들이 ‘녹색성장’ ‘녹색혁명’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감이 잘 안 온다. 라리 미래에 성장이 유망한 지역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베링해협 해저터널에 관심있는 인사들을 끌어 모으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지금 내게 주어진 임무다.”

해저터널 구간은 85㎞에 불과하지만 해저터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러시아 측 철도 3200㎞와 알래스카 측 철도 2800㎞를 새로 깔아야 한다. 경제성이 있나.


“일각에서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꿈 같은 얘기라고 한다. 하지만 영원히 꿈만 꿀 것인가. 꿈꾸고 있는 일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야 한다. 베링해협 해저터널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인류의 목표다. 정치적인 의지와 결단만 있으면 된다. 생각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
미 알래스카에서 정태익 대표(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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