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위한 지출은 검소하게 - 12달러 동네 이발소 다니고 자전거 타고 회사로 출근
다른 사람 위한 기부는 통크게 - 교육환경 개선 100만달러 쾌척, 자선재단 세우고 기부 알선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금융소프트웨어회사 인튜이트를 경영하는 젊은 사업가 아론 패처(30)는 방 하나짜리 17평(56㎡) 아파트에 산다. 그는 오래된 낡은 구두를 신고 다니고 머리는 이발소에서 12달러(1만2600원)를 내고 깎는다. 자동차는 1996년산 포드 컨투어를 몰다가 주행거리가 24만㎞를 넘자 최근 2만9000달러(3060만원)짜리 스바루 아웃백으로 교체했다. 돈 없는 벤처사업가의 궁상이 아니다.패처는 2009년 자신이 창업한 재무상담 인터넷 사이트 민트닷컴을 1억7000만달러(약 1800억원)에 매각해 단숨에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실리콘밸리의 젊은 부호다.
◆자전거로 자기가 세운 회사 출근
패처처럼 실용과 근검 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사업가들이 실리콘밸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고 미국 LA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들은 많이 번 만큼 소비도 과시하던 1990년대 실리콘밸리의 선배 기업가들과 달리 작은 집을 선호하고, 호화로운 요트나 고급차 대신 걷기나 자전거 출퇴근을 즐기며, 기부에도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돈은 은퇴한 후에 쓴다
개인적인 삶은 검소하지만 남에게는 후한 성향도 보인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해 뉴저지주 뉴어크의 공립학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미니멀리즘'과 '욕망 자제'가 관심사라고 쓰기도 했다.
모스코비츠도 최근 자선재단을 만들어 기금을 출연했다. 실리콘밸리 출신이란 배경을 살려 첨단 기부 프로그램을 짜기도 한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숀 파커(31)가 설립한 코지즈(Causes)는 비영리단체와 기부자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연결해주는 기부 알선 사업을 하고 있다. 앨리스 머위크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원은 "큰 집과 고급차 대신 봉사와 기부를 통해 사회적 지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에드워드 울프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리콘밸리의 신흥부자들은 자신의 행운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검소하게 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 실리콘밸리 선배들이 이끌었던 IT 붐이 붕괴하는 것을 지켜본 경험이 실질적인 교훈이 됐다는 것이다.
웹 기반 콘텐츠 검색 업체인 딕(Digg) 설립자 케빈 로즈(34)는 "돈은 은퇴한 뒤에 쓰면 된다"는 말로 실리콘밸리 신세대 사업가들의 정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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