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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웃음거리 'ㄷ자 다리'구부러진 양화대교 1년째 방치…
양산 86억 들인 구름다리 … “세금 다 썩어나갔다” 분노/중앙일보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11/02/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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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웃음거리 'ㄷ자 다리'

 

입력 : 2011.02.18 03:05

구부러진 양화대교 1년째 방치… 시민들만 골병 든다
서울시·의회 주도권 다툼… 구조개선 공사 2차례 중단
한국 정치수준 보여줘… 市 "예비비로 공사 강행"
"이렇게 꺾어지는 다리 소송감이에요. 소송감"… 시민들 원성 쏟아져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에서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양화대교가 교통사고를 부르는 '곡예(曲藝)다리'로 변신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1시 양화대교 공사현장. 합정동 쪽에서 250여m 지난 다리 중간 부분부터 270여m가 'ㄷ'자 형태로 구부러져 있다. 서울시에서 다리의 교각을 고치기 위해 작년 6월 임시 다리를 설치하면서 이렇게 기형적인 모습이 된 것이다.

임시 다리 위의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두께 약 7㎝로 곳곳에 금이 가고, 균열이 심했다. 다리 가운데엔 폭 20㎝의 균열이 10m 길이로 움푹 패어 지나가는 차마다 덜컹거리며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여기저기 반창고를 붙인 것처럼 가로 5m, 세로 5m가 넘는 '대형 땜질' 자국도 눈에 띄었다. 도로 주변에는 주먹만한 아스팔트 조각들도 어지러이 굴러다니며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이처럼 임시 다리가 위태롭게 방치된 것은 서울시와 시의회가 옥신각신하면서 공사가 중단·재개를 반복하면서 생긴 결과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말 임시 다리를 철거하고 나머지 공사에 들어가야 했지만, 서울시와 시의회가 대립하면서 두 차례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시가 양화대교 공사에 들어간 것은 작년 2월. 한강 서해뱃길 사업을 위해 5000t급 유람선이 다닐 수 있도록 양화대교 교각 폭을 3배가량 넓히는 공사였다. 다리의 상판(上板)을 제거하고 임시로 'ㄷ'자 모양 다리를 세운 뒤 공사를 하다가, 작년 6·2 지방선거 이후 공사를 중단했다. 시의회 주도권이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6월 22일 "서해뱃길은 대운하 사업"이라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에서는 시의회를 상대로 "시민 안전에 문제가 많다"며 설득, 84일 만인 작년 9월 14일 공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또다시 작년 말 새해 예산을 짜면서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서해뱃길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며 양화대교 공사 예산 182억원을 삭감해 올 1월 공사가 다시 중단됐다. 이 공사에 들어간 돈은 263억원이다.

▲ 서울 양화대교는 서울시·시의회 간 갈등으로 1년째 기형적인 모양을 유지한 채 곡예길 교통사고와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무인헬기조종=에어픽스 신성민)
임시 다리를 지나는 차들은 갑자기 길이 구부러져 살얼음 운행을 해야 하고, 서울 지리에 밝지 않은 운전자들은 급정거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나기 일쑤다. 택시기사 고원길(58)씨는 "이렇게 꺾어지는 다리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이 다리는 소송감이에요. 소송감!"이라며 흥분했다.

고씨는 지난해 6월 27일 새벽 4시쯤 택시 1대가 완전히 쭈그러져 승객 2명이 사망한 사건을 목격했다. bmw suv 차량 운전자가 다리 중간이 'ㄷ'자 형태로 구부러진 것을 모르고 달리다가 중앙선을 넘어 택시를 깔아뭉갠 사건이었다. 지난달 7일 밤 11시 30분쯤에는 광역버스 1대가 구부러진 부분을 모르고 직진,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미끄러지면서 수백 대 차량이 2시간 동안이나 다리 위에 갇히기도 했다. 고씨는 "시와 시의회 싸움이 시민을 위험에 내몰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대홍(31·대치동)씨는 "양화대교를 건너는데, 갑자기 길이 구부러지는 바람에 하마터면 중앙선을 넘을 뻔했다"며 "의회와 시의 싸움으로 시민만 골병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혀를 찼다.

결국 서울시는 "예비비를 동원해서라도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17일 공사를 재개했다. 2차 중단 47일 만이다. 지금 공사를 서둘러도 당초 예정보다 6개월 늦은 내년 6월에야 공사가 끝나게 된다.

시의회 민주당 쪽에서는 "유람선 운행하겠다고 양화대교 공사를 시작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대형 유람선이 한강을 다니다가 서강대교와 마포대교 같은 곳에서 충돌하면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의회는 시민의 불안을 감안, 일단 "ㄷ자로 구부러진 다리를 일자형으로 되돌리도록 예산 85억원은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럴 경우, 다리 한쪽만 아치가 생기는 우스꽝스러운 형태로 남는다"며 "예비비를 써서라도 공사를 온전하게 끝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현재 양화대교는 'ㄷ'자 구간 안전을 위해 제한 속도를 종전 시속 60㎞에서 30㎞로 낮췄다. 하지만 한밤중에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달리는 차들이 많아 운전자들은 목숨을 내놓고 운전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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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86억 들인 구름다리 … “세금 다 썩어나갔다” 분노

[중앙일보] 입력 2011.02.18 19:23 / 수정 2011.02.18 19:54
보행자 전용다리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양산시 천상구름다리. 86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6월 개통한 이 다리는 인근에 영대교가 있어 이용자가 많지 않은 데다, 도시철도 연장선이 다리 위를 지나가도록 돼 있어 철거 논란에 휩싸여 있다. 송봉근 기자

경남 양산시의 상징물로 건설된 국내 최장 천상구름다리(257m)가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쓸모가 적은 데다 경전철이 다리 위로 지나갈 계획이기 때문이다. “세금 86억원이 헛돈이 됐다”는 주민 분노도 터져나왔다. 한 시의원은 “(낭비를 막지 못해) 부끄럽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백했다.

 “돈이 다 썩어나갔다는 거 아잉교.”

 경남 양산시청 부근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정호씨는 분통 터진다는 표정으로 혀를 찼다. 양산천 위를 지나가는 천상구름다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만날 적자 난다 카면서 왜 저런 것을 만드는지 모리것다”며 “여론이 안 좋아 준공식도 없이 도둑개통 했구마”라고 그는 전했다.

  지난해 6월 높이 23m, 길이 257m, 폭 3m 규모로 개통한 구름다리는 “양산의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전임 오근섭 시장의 구상에서 시작됐다. 국내 최대 규모로 만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백조 두 마리가 물 위에 앉아있는 모습의 주탑과 다리 밑 음악분수는 화려함을 뽐낸다. 하지만 다리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근에 차량과 사람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영대교가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국내 최장 구름다리 자랑하더니
볼거리 없고 사람들도 안 다녀
준공 1년도 안돼 철거 논란까지



 문제는 또 있다. 양산~북정 간 도시철도 건설이다. 경전철이 들어서면 다리 위 3~4m 지점을 통과한다. 부산교통공사 이상헌 주임은 “경전철이라 다리 위로 지나가더라도 소음이 적고 안전상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머리 위로 전철이 수시로 지나가는데 경치 감상이 되느냐”며 “흉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민들 사이에서는 철도 건설로 다리가 철거될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시 정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양산시는 ▶체험형 휴식 공간 제공 ▶관광객 유치를 명분으로 다리 건설을 밀어붙였다. 투융자심사는 경남도가 했다. 그러나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현장방문이나 주민여론 청취 없이 시 보고서만 검토했다”고 귀띔했다. 심사에 참여한 경상대 김경한 교수는 ”반대 의견이 나오는 등 논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의회도 막지 못했다. 최영호 의원은 “논란이 있었지만 전임 시장과 친분도 있고, 국비도 따온 사업이라 강하게 반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양산시는 도로확충 공사비 100억원을 빚 낼 정도로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다. <표 참조>

32억 들여 최대 음악분수대도
최고 높이 국기게양대도 애물
양산시는 ‘시장의 무덤’


 양산은 전임시장 시절 유독 ‘전국 최대·최고’가 많았다. 2008년 4월, 3억5000만원을 들여 국내 최고높이(62m)의 국기게양대를 설치했다. 광복 62주년을 기념한다는 취지다. 시 의회는 세금낭비라며 사업비 전액을 삭감했지만 도 예산을 끌어와 건설했다. 가로 12m, 세로 8m의 초대형 태극기를 24시간 내걸었다. 밤에도 게양할 수 있도록 조명을 설치했다. 태극기가 바람에 견디지 못하고 찢어지는 바람에 70만원짜리 대형 태극기를 네 번이나 교체했다.

  그해 5월엔 4만여㎡의 부지에 3000석 규모의 1000억원짜리 시민회관을 계획했다. 국내 최대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2300석)보다 크다. 인구 26만여 명의 양산에 맞지 않는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나동연 현 시장이 이 계획을 취소했다. 그러나 용역비 등 초기 비용 수억원은 이미 낭비됐다. 2006년에 추진된 ‘양산시민 대종’도 마찬가지다. 시 승격 10주년을 기념해 15억원을 들여 대종과 종각 건립계획을 세웠다. 대종은 무게 20여 t, 높이 3.3~4.2m, 지름 1.8~2m로 국내 최대 규모인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에 버금간다. 역시 비난 여론이 일자 사업이 취소됐다.

  2009년 9월 양산천에 음악분수대가 등장했다. 길이 84.6m, 너비 3.2m의 크기로, 32억원이 들어갔다. 하천 분수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360도 회전 기능과 컬러 레이저 시스템을 갖췄다. 월 운용비가 160여만원이다. 부족한 시 재정으로 꼭 해야 할 사업이었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양산시는 ‘시장의 무덤’이다. 손유섭·안종길 등 민선 1~3대 시장이 뇌물을 받아 실형을 선고받았다. 오근섭 전임 시장(4~5대)은 검찰 수사 중 자살했다.  


탐사기획부=고성표·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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