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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386 혹 10대 소녀와 원조교제중 ?
소녀시대는 막장시대
 
공희준 기사입력 :  2008/05/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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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소녀시대는 막장시대  
출처 : 미디어몹

 
 
칼럼과 에세이 | 2008-05-1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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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야 원래부터 웃긴 양반이었으니까 달리 언급할 필요가 없겠다. 문제는 그를 비판하는 쪽도 점점 코믹해진다는 데 있다. 다 죽어가던 한국의 진보진영이 10대 소녀들을 대량 수혈해 기적적으로 회춘했다는 ‘소녀시대’ 담론에 접하면 배꼽이 빠질 지경이다. 좌파 지식인들은 내 배꼽 돌리도…. 이쯤해서 찬물을 끼얹어야 할 듯하다. 촛불잔치에 재를 뿌리자는 게 아니라 또다시 엉뚱한 곳에서 요행수를 찾으려는 대한민국 진보좌파들한테 제발 정신 차리라고 냉수 끼얹는 것이니 오해 마시라.
 
일각에서는 광우병 공포와 관련해 열을 올리는 진보좌파 지식인들을 향하여 좌익 파시스트라고 공격하는 모양이다. 국민원로는 이 비난이 수구기득권세력 특유의 색깔공세의 일환인 줄로만 알았다. 허나 조금은 근거가 있는 논리처럼 들리기 시작한다. 진보좌파진영에서 유전학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정치와 유전학설이 만나면 어김없이 사이비 우생학이 싹튼다. 히틀러가 유대인과 집시들을 가스실로 보내면서 활짝 꽃폈던.

 
중고생들의 촛불시위 대거 참여는 진보진영에 생뚱맞은 격세유전 선풍을 불러왔다. 거 있지 않은가? 우리 모두 생물시간에 분꽃을 사례로 들면서 배웠던. 특정세대의 유전형질이 자식세대가 아닌 손자세대에서 발현된다는. 이를테면 1, 3, 5는 금발이고 2, 4, 6은 검은머리라는.
 
현재의 10대가 진보적인 것은 그들이 지금은 40대 중후반에 들어선 386세대의 자녀들인 까닭이란다. 20대가 때 이르게 보수로 변질된 이유는 부모세대인 50대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고, 그렇다면 유치원생들은 보수적일 테고, 지금 유치원생들과 10년 터울이 지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세대는 다시 진보적이 되겠네? 진보진영이 주장하는 우생학적 세대이론은 당장 그 자신들의 손으로 반박된다. 386들이 부모 닮아서 진보적이 되었나? 

 
▲   편집부

사람이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기 마련이다.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진보좌파들은 갑자기 유전학에 미래의 희망을 건다. 왜들 생각하는 수준들이 이명박하고 그리도 판박이인지. 그러나 이보다 더 우스꽝스러운 일은 10대가 진보인 된 게 부모들의 영향이란 진단이 정말로 들어맞는 경우다. 국민원로는 요 분석에 나름대로 타당성이 있다고 믿는다. 왜냐?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중고생들의 대다수가 여학생인 탓이다.

 
동경올림픽에서 일본이 여자배구 금메달을 획득한 비결은 혹독하기 짝이 없는 스파르타식 훈련에 있었다. 후일담에 의하면 일본 여자배구팀 감독은 여자선수들이기에 비인간적 맹훈련을 순순히 받아들였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남자선수들이었다면 감독의 지도방침에 불만을 품고서 전부 합숙소를 뛰쳐나갔을 거라나.
 
10대 여학생들에게 실제적으로 통제력을 행사하는 주역은 청와대의 이명박이나 서울시교육청의 공정택이 아니다. 가정에서는 엄마아빠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다. 보통,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는 훨씬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다. 엄밀히 구분하자. 진보적이라고 해서 항상 반항적이지는 않다. 남의 말 죽어라 안 듣는 사고뭉치들 중에서도 수구꼴통들은 엄청 많다. 노명박 부류가 이러한 범주에 해당한다.

 
반면 온순한 진보도 수두룩하다. 진보적 학부모와 교사들의 세계관에 따르는 소녀들처럼. 외부의 지시에 대한 복종심은 여학생들이 단연 크다. 나도 남자긴 하지만 사내새끼들 말 안 들어도 참 되게 안 듣는다. 청소년캠프 같은 행사에서 애들 데리고 단체놀이를 경험해본 레크리에이션 강사라면 익히 알리라. 남자아이들은 호응이 신통치 않다. 여자아이들은 일사불란하게 협조한다.

 
그러므로 10대 소녀들의 촛불시위 참여에 특별한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나중에 망신당하지 않는 길이다. 소녀들 덕에 획기적인 정치적 돌파구가 마련되리라고 기대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런 방면으로는 수구세력이 머리가 잘 돌아간다. 교사와 장학사 풀어서 현장지도 하는 진압작전, 꽤 효과가 있을 게다.
 
현장지도가 통하지 않는 집단도 당연히 존재한다. 남학생들이다. 얘들은 하지 말라면 더한다. 학교와 교육청이 나서서 나가지 말라고 윽박지르면 오히려 더욱더 참가하려고 기를 쓴다. 바로 요 지점에서 대한민국 진보좌파는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다. 응원전에 너무나 매몰된 나머지 정작 본경기를 포기한 것이다. 응원전만 이기면 시합은 져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야말로 ‘꼰대’들의 전형적 사고방식이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 진보진영이 급격히 여성화되고 말았다. 여성성이 나쁘지는 않으나 그것은 분명 진취적 기상과 도전정신 같은 남성적 특질들과 조화를 이뤄야만 본래의 진가를 발휘할 수가 있다. 진보의 극단적 여성화는 급기야 유순한 진보, 순종적 진보라는 엉뚱한 방향으로 귀결되었다. 말 잘 듣는 진보는 더는 진보가 아니다. 북한사회와 옛 소비에트 체제에서 입증되듯이.
 
진보의 여성화가 경로로 정착되자 모든 운동방식이 이에 발맞춰 개조 및 변용되었다. 진보적 실천=촛불시위로. 촛불시위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전쟁터에 끌려 나가 연약한 여자들만으로 강대한 공권력에 맞서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 예컨대 월남전 반대시위 등에서 채택된 방어적 형태의 의사표시 행위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팔다리 멀쩡한 젊은 남자들이 지천에 깔렸음에도 무조건 바닥에 엉덩이 붙이고 촛불 먼저 켜고 본다.

 
촛불집회에 10대 남학생들의 동참이 저조한 원인은 의의로 단순하다. 잠시도 몸을 제자리에 두지 못하는 혈기왕성한 소년들에게 몇 시간 동안 양초 놓인 종이컵 한 개 들고 가만히 앉아서 입 다물고 있으라는 것은 고문과 똑같다. 청계광장의 소녀들이 자라서 진보진영이 모조리 여자들로 채워지는 날, 한국의 좌파운동은 지하철 여성전용칸과 동일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음흉한 기득권세력 입장에서는 심심할 적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신나게 유린할 수가 있는.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에 열중하거나, 거실소파에 누워 프리미어리그를 관전하거나, 맨손으로 건물을 타는 야마까시를 연습하고 있는 소년들을 올바로 키워서 낡고 부패한 사회구조를 변혁시키는 기본 동력으로 만드는 방법을 이제는 진지하게 강구해야 할 때다. 그들의 넘치는 에너지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평화적이면서도 용감무쌍하게 분출될 수 있도록.
 
한데 진보진영은 이와 같은 고민은 절대 하지 않는다. 고분고분한 소녀들로 대오를 꾸려야 일단은 관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소녀시대를 찬미하는 우리나라 좌파들이 드디어 막장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말 안 듣고 말썽 피우는 소년들이 어른이 된 다음 한국사회가 변화하고 개혁되는 실질적 ‘힘(力)’을 제공한다.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근본적 역관계에 지진을 일으키지 못하는 이상은 기성질서의 현상유지를 의미하는 지루한 0의 행진이 계속될 뿐이다. 강남부자들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소녀시대가 당도할 최종적 도착지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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