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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치고…전쟁 두려워말고…" 발톱 세우는 中
 
[중앙일보] 기사입력 :  2010/03/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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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중화주의 야심 드러낸 『중국의 꿈』 [중앙일보]


2010.03.05 19:38 입력 / 2010.03.06 00:36 수정
중국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정기적으로 살펴온 나는 최근 주목할 만한 변화를 발견하고 새삼 놀랐다. 강대국이 되려는 중국인의 속내를 직설적으로 드러낸 책들이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쏟아지고 있어서다.

용(중국)과 독수리(미국)가 맞서 싸울 것인지를 묻는 『일등강국(頭等强國)』, 글로벌 관행에 중국이 도전장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 『중국 일어서다(中國站起來)』, 강대국이 되기 위한 방책을 제시한 『어떻게 대국이 될 것인가(怎樣做大國)』, 미국 달러를 대체할 중국 위안화의 미래를 다룬 『세계의 인민폐』 등등.

이런 책들이 잇따라 출시된 배경에는 2008년 올림픽과 개혁·개방 30주년, 그리고 지난해 건국 60주년의 자부심이 깔려 있다. 중국이 열강의 지배와 빈곤, 이데올로기의 예속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 번영과 자유를 누리기 시작하면서 넘쳐나는 중국인들의 자신감이 출판물에 투영된 것이다.

올 1월에 출간돼 베이징 외교가에까지 입소문이 퍼진 『중국의 꿈(中國夢)』은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끌 만한 책이다. 저자 류밍푸(劉明福)는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직속 기관인 중국국방대학 교수다. 현역 대령인 그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군사 강국이 돼야 한다”며 “안보를 원하면 강해져야 하고 평화를 원하면 전투를 두려워 말고 전쟁을 준비하자”고 주장한다.

잠재적 1등 국가인 중국이 ‘1등 국가 증후군’을 앓고 있는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시대를 열자고 촉구했다. 애국과 민족주의로 무장한 중국식 우파의 중화주의 전략서를 보는 듯하다.

외국인 논객들도 중국인의 자부심에 편승한 예측서를 잇따라 출간해 환심을 사고 있다. 영국 언론인 자크 마틴이 『중국이 세계를 지배할 때(when china rules the world)』의 중국어판(『當中國統治世界』)을 1월에 내놓자 중국 외교부 당국자들까지 열독 중이다. 미국의 미래학자인 존 네이스비츠도 『차이나 메가트렌드(中國大趨勢)』에서 “2050년 중국이 세계의 새로운 중심이 된다”고 예측해 중국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1980년대 최고 실권자 덩샤오핑(鄧小平)이 도광양회(韜光養晦:힘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 지침을 제시한 이후 중국은 그동안 스스로의 야심을 최대한 감춰왔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집권 이후에도 중국 위협론을 피하기 위해 평화발전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최근엔 후 주석에게 외교정책을 조언해온 왕지쓰(王緝思) 베이징대 교수조차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누가 먼저 자신의 성장 방식을 바꾸느냐를 봐야 한다”며 중국의 자신감을 공개 칼럼에서 드러냈다.

물론 중국 정부가 ‘영원히 패권을 칭하지 않는다(永不稱覇)’는 공개된 약속을 아직 철회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올 들어 두 달 동안 미국과 뚝심 대결을 벌였던 중국은 더 이상 소극적 중국이 아니다. 이제 중화주의는 감춰야 할 야심이 아니라 내놓고 당당히 주장하는 전략적 비전이 되고 있다.

장세정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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