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불만 있었다..술 마시고 실수하고`
"부모에게 왜 그렇게 잔인한 짓을 했느냐."큰아들에게 무참히 살해된 전남 영암군청 직원 김모(51)씨의 남동생(50)은 조카 김모(24)씨가 태연히 현장검증을 마치고 집 밖으로 나오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숨진 김씨의 남동생은 형이 사랑하는 조카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됐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오열하며 조카를 붙들고 "왜 그랬냐"며 따졌지만, 조카는 묵묵부답이었다.
집 밖에서 유족 10여 명은 '잔인한 현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하며 현장검증을 안타깝게 지켜볼 뿐이었다.
29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현장검증은 사건 장소인 전남 영암군 영암읍 김씨 부부의 집, 부모를 살해한 아들이 범행 도구를 버린 인근 저수지 등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검은색 점퍼에 달린 모자로 얼굴을 가린 아들은 시종일관 담담하고 태연하게 현장검증에 임했고 취재진과 경찰들의 질문에도 여유 있게 답변해 놀라움을 안겨줬다.
"아버지에게 불만이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조금 불만이 있었다. 술을 마시고 실수하시고"라며 불만을 드러냈고, "어머니는 왜 죽인 거냐"는 질문에는 잠시 머뭇거리며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힘겹게 말을 꺼냈다.
아들은 어머니 조모(50)씨가 운영하던 서예원을 들러 먼저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연결된 통로를 통해 집으로 들어갔고, 이후 안방과 부엌에서 흉기로 부모를 살해하는 장면을 흐트러짐 없이 재연했다.
이어 밖으로 나와 대문을 잠근 후 범행 도구를 차에 싣고 10여 분 정도 떨어진 저수지에 버리는 장면을 재연했다.
숨진 김씨의 남동생은 "(김씨 부부가) 자살한 줄 알았는데 조카가 살해했다니 믿기 어려웠다. (조카가) 순하고 누굴 해할 사람이 아닌데.."라며 말끝을 흐리고, "軍에 간 둘째 조카는 휴가를 나와 빈소를 지키고 있다. '형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라며 아직 믿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