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백경이라는 힙합가수가 검색어 상위에 올랐습니다. 왜 올랐는가 하니 송백경이 이명박을 지지했다고 해서 일부 네티즌이 악플을 달아서 문제가 되었나 봅니다. 보아하니, 단지 이명박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욕을 먹는 듯싶습니다.
 
오랜만에 송백경이라는 이름을 듣습니다. 내가 이 친구를 알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로 mbc 라디오 '원타임 송백경의 더블임팩트'라는 프로를 듣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에 대해서 전혀 모르기에, 처음에는 개그맨인가 여길 정도로 진행 솜씨며, 말솜씨가 무척 뛰어나더군요. 입담이 워낙 좋은 편이라 내가 본래 음악방송에 dj가 말 많은 것을 정말 안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빠져들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이 친구가 알고 보니 인생을 험난하게 살았더군요. 1979년생인데 중학교 때 아버지를 잃었다고 합니다. 가세가 기울었겠지요. 가출도 많이 하기도 하면서도 음악적 열정 탓인지 완전히 엇나가지 않고 주유소, 피잣집 알바를 뛰면서 음악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원타임 곡 작사는 이 친구가 거의 맡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살아온 이력 때문인지 스타일은 펑키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원타임은 양현석이 키우던 힙합그룹이잖습니까. 그래서인지 예전에 한국 가수들이 이라크 전쟁 반대 서명운동을 할 때 서태지의 메시지를 대독하기도 했지요. 관련 기사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힙합전사 송백경이 저 흐름대로라면 통합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을 지지할 법한데 왜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을 지지하였을까요?
 
나의 추측은 다음과 같습니다. 라디오 방송을 듣는데 어느 날 송백경이 열린우리당 직영 방송사라고 한나라당 측으로부터 평가받는 방송에서 이라크 전쟁 반대를 주장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역점 추진하시는 사업에 공영방송에서 감히 일개 힙합 나부랑이 dj따위가 뭘 안다고? 할 정도로 순간 방송관계자가 탁자를 탁 치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송백경이 dj하던 그 라디오 방송 시간대가 학생들이 많이 듣는 시간대였던 듯싶고, 그만큼 영향력이 있었던 듯싶습니다.
 
해서, 어지간해서 놀라지 않는 나조차 어, 저 친구, 저러다 잘리는 것 아니야? 라고 우려할 정도였습니다. 저 친구가 아직 어리고 순진해서 세상을 액면 그대로 믿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 안타까운 면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설마? 하였습니다. 그리고서 조금 지난 후에 다시 보니 dj를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자진 사임인지 모르겠습니다.
 
송백경 팬에 따르면, 송백경의 인생에서 제일 좋았던 순간은 라디오dj를 할 때였다고 합니다. 꿈이 dj였다고 합니다.
 
오늘날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미국에서조차 대선 후보 오바마와 힐러리가 군 철수 운운하는 마당에 한국에서는 모두들 입 닥치고 조용한 듯싶습니다. 물론 과거 이력에 이라크전쟁반대한 후보도 있는 듯싶습니다.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조현실이란 얼짱 후보가 있더군요. 이라크전쟁반대를 하는 단식 농성하다가 쓰러져 병원에 가보니 난소 종양 판정을 받았는데 국가보안법 수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는... 한국도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이제는 대통령부터 국회의원 후보까지 거리의 투사들이 정장을 입고 정치에 입문하고 있군요.
 
국익 때문에, 혹은 다른 이유 때문에 이라크 파병을 찬성하였건, 이라크 파병 반대 때문에 노무현 탄핵을 찬성했건, 반대했건, 이제는 새로운 눈으로 평가해내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여론조사로 볼 때, 한나라당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고 나서 평판이 좋지 않음에도 총선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온다면, 전문가들은 아마도 견제세력의 부실을 우선순위로 지적할 듯싶습니다.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노무현 정권이 못하면 실정의 책임이 고스란히 박근혜의 한나라당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시에 일부 전문가는 반사이익이란 누구나 받아먹는 것이라 했습니다만, 이번 총선으로 볼 때, 그조차도 못 하는 정치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결국 총선이 이대로 흘러간다면, 견제세력의 세력 교체가 불가피함이 전면적인 화두로 등장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울러 그 세력 교체의 와중,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에 누가 주도권을 쥘 것인지 이번 총선 결과로 엿볼 수 있으며, 그들의 이합집산, 혹은 야합이 가져올 또 다른 평지풍파를 기다리게 됩니다.

총선보다 총선 이후가 더 시끄러워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