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조국에 묻어달라” 푸른 눈 노병의 유언

한국을 조국못지않게 사랑했던 푸른 눈의 80대 6.25 참전 용사가 유골이 돼 다시 우리 땅을 찾았습니다.

세대를 초월해 각별한 인연을 나눴던 인기 가수 이승철 씨가 그 마지막 길을 함께 했습니다.

정동연 기잡니다.

[리포트]
프랑스 군인 레몽 베나르 씨가 6.25 전쟁에 참전했던 건 그야말로 꽃다운 청춘이던 스물 한 살 때.

생사를 오가는 사선에서 한국인들과 나눈 피보다 진한 우정을 평생 잊지 못하며 살았던 베나르 씨는 60여 년 만에 유골함에 담겨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의 마지막 길에는, 아들뻘의 아주 특별한 친구가 함께 했습니다.

[녹취; 가수 이승철]
"매번 공항에 마중을 나갈 때마다 웃으면서 나오셨는데, 고인이 되셔서 유골함에 담겨서 나오시는 걸 보니 너무나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5년 전 처음으로 푸른 눈의 노병을 만난 이승철 씨는, 베트남전에 참전하고 지금은 대전 현충원에 잠들어 있는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베나르 씨에게 각별한 친밀감을 표시했고, 이후 두 사람은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우정을 쌓아왔습니다.

[녹취; 이승철]
"당신이 생활하시는 사무실 같은 곳이 있는데 그 한 벽에는 아주 커다란 태극기가 걸려 있어요. 한국은 나의 제2의 나라, 고향이다 말씀하시고…."

본국에 돌아갔던 참전 용사가 본인 유언에 따라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것은 베나르 씨가 처음으로, 그의 희생과 애정을 깊이 존경했던 이승철 씨의 요청 그리고 보훈처의 화답으로 성사됐습니다.

채널A뉴스 정동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