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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백두산공정’ 르포 <하>
북한쪽 천지까지 빌려 주차장 개발
 
[중앙일보] 기사입력 :  2008/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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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국경선 따라 도로 건설
북한, 영토 내주고 식량 챙겨
압록강 최상류엔 래프팅 코스
밥만 주면 북한군 개입 안 해

백두산 천지로부터 압록강으로 물이 흘러 나가는 최상류 지역에 만들어진 길이 3 ㎞의 래프팅장에서 16일 중국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장세정 특파원]
중국이 백두산 개발을 통해 ‘백두산 공정’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북한은 경제난으로 매우 무기력한 모습이다. 이런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15일 오전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 조선족 자치현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40㎞를 달려가 백두산의 남쪽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지린성 직속의 창바이산 보호·개발구 관리위원회가 지난해부터 집중 개발하고 있는 츠난(池南)관광 개발구다. 츠난은 백두산 천지를 기준으로 남쪽에 있는 땅이란 뜻이다.

지난해 7월 시범적으로 개방한 이곳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이달 말 국내외 일반 관광객을 맞는다. 개발구는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천지 남쪽 정상까지 올라가는 왕복 2차선 도로 포장공사를 이미 마쳤다. 이 도로는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을 따라 압록강 상류의 중국 쪽에 건설됐다. 북한 쪽은 도로가 뚫려 있지 않았다.

창바이산 개발구 산하에 설립된 국유기업인 츠난관광지 관리공사 소속의 승합차 20여 대가 이 길을 따라 쉴 새 없이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천지가 있는 정상까지 가기 위해서는 100위안(약 1만5000원)의 입장료와 별도로 승합차 요금 80위안을 내야 했다.

임시 매표소에서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을 따라 10여㎞ 올라가니 중국 측 국경수비대 건물이 보였다. 이 부대 바로 위에서 정식 매표소가 곧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200여 대를 세울 수 있는 대형 주차장 마무리 공사도 한창이었다.

내·외국인 관광객을 태운 중국인 승합차 운전기사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위험천만하게 차를 몰았다. 천연 원시림이 눈앞에 펼쳐지나 싶더니 정상이 다가오자 관목 숲에 이어 초원지대가 광활하게 펼쳐졌다.

정식 매표소를 출발해 40여 분 동안 30여㎞를 달려가니 천지에 도착했다. 불도저와 대형 트럭이 주차장 확장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10대 정도를 세울 수 있는 기존 주자창은 중국 땅 위에 있었지만,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명백히 북한 땅이었다. 현지 업체 관계자는 “관광객이 급증하는데 정상 부근의 가파른 지형과 국경선을 감안하면 중국 쪽에는 주차장 만들 땅이 없어 지난해 8월 북한 땅(약 330㎡)을 장기간 사용하기로 북한 측 국경수비대와 계약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또 “중국 측은 대가로 북한 국경수비대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물품’에 대해 “현금은 아니다. 그쪽이 지금 가장 필요한 게 뭔지는 다 아는 사실 아니냐”고 반문했다. “돈이 아니라 식량을 주기로 했다는 말이냐”고 재차 물었더니 그는 “당연하다”는 눈짓을 했다. 최근 이 일대를 심층 답사한 박선영 포스텍(포항공대) 교수도 “창바이산 관리구 측 관계자로부터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영토를 내주고 식량을 챙기는 북한의 참담한 현실이 개탄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산길에 보니 정식 매표소 위쪽 3㎞ 지점에 중국 츠난관광지 관리공사가 운영하는 래프팅장이 있었다. 천지의 물이 흘러내려 형성된 압록강의 최상류 청정지역인 이곳에서 매표소까지 3㎞를 내려가는 코스였다. 중국인 승합차 운전자는 “80위안만 내면 중국과 북한 국경선 이쪽저쪽을 왔다갔다하며 환상적인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에게 80위안 가운데 얼마를 북한 측에 주느냐”고 물었더니 “한 푼도 안 준다”고 했다. 그는 “북한 병사들이 배고프다며 밥을 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밥을 주기로 했을 뿐 별도의 이권 계약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측은 자연보호를 위해 1급수에만 사는 산천어 낚시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 병사들이 산천어를 낚시하는 광경을 자주 본다. 그만큼 식량이 부족하다고 들었다. 이틀 전에는 굶주린 북한 병사가 병영을 이탈해 중국과 북한 수비대가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백두산 천지의 약 55%를 영유하고 있어 백두산 개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현장을 둘러보니 북한은 개발의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였다. 오히려 중국에 선수를 빼앗기고, 당장의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백두산 공정’에 휘말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들었다.

창바이산(백두산)=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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