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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2014] 오빠의 눈물과 땀으로 산 심석희의 녹색 스케이트
오빠 명석씨 유도학과 휴학 후 햄버거 배달하며 220만원 모아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14/02/1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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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2.19 05:33 | 수정 : 2014.02.19 09:20

오빠 명석씨 유도학과 휴학 후 햄버거 배달하며 220만원 모아


	여자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가 작년 3월 스케이트를 맞추고 있다. 발 본을 뜨기 위한 석고에 ‘석희’라고 적혀 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 심석희가 작년 3월 스케이트를 맞추고 있다. 발 본을 뜨기 위한 석고에 ‘석희’라고 적혀 있다. /심석희 가족 제공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의 일등공신은 '에이스' 심석희(17·세화여고)였다. 초록색 스케이트를 신고 이를 악물고 달리던 심석희는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날 심석희가 신고 달린 초록색 스케이트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오빠 명석(22)씨가 햄버거 배달, 경호 등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작년 3월에 선물한 것이었다. 220만원짜리 맞춤형 제품으로, 심석희가 초등학교 때부터 애용하던 브랜드다.

심석희는 자신이 좋아하는 초록색 스케이트에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를 새겨 달라고 제작 업체에 특별히 부탁했다. '반드시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심석희는 이 스케이트를 신고 몇 주 뒤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다. 그리고 마침내 초등학생 때부터 간절히 원했던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심석희는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선수 프로필에 '오빠를 따라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다'고 썼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1학년 때 강원도 강릉의 집 근처 논두렁 물을 얼린 빙판에서 오빠와 함께 스케이트를 배웠다. 오빠는 나중에 유도로 종목을 바꿨지만, 스케이트에 재능을 보인 심석희는 정식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심석희에게 오빠는 '또 다른 아빠'였다. 맞벌이로 바빴던 부모 대신 다섯 살 터울의 오빠가 심석희를 많이 챙겼다. 7년 전 낯선 서울 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버지 심교광(51)씨는 남성복 판매, 중고차 매매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 딸의 훈련 비용을 댔다. 아버지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빠의 역할이 더 커졌다.

아버지 심씨는 "명석이는 나 대신 석희를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며 "아버지 입장에서 든든한 아들"이라고 했다.

명석씨는 2012년 6월 용인대 유도학과에 휴학계를 내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9개월 동안 햄버거 배달, 경호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돈을 모았다. 학비도 벌고, 올림픽에 도전하는 동생에게 스케이트도 사주고 싶었다.

오빠에게 받은 돈으로 스케이트를 맞추고 나서 심석희는 오빠에게 편지를 썼다. '선물 너무 고마워. 이거 신고 꼭 열심히 할게.' 약속대로 심석희는 이 스케이트를 신고 올 시즌 ISU(국제빙상연맹) 월드컵 4개 대회에서 금메달 9개를 목에 걸며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다.

오빠 명석씨는 "어린 동생이 주위의 기대 때문에 부담을 느낄까 봐 문자 메시지도 보내지 못하고 마음을 졸였다"며 "정말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에이스’의 막판 질주가 빛났다. 심석희(맨 앞)가 18일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 선수를 제치며 1위로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4분09초49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경민 기자
‘에이스’의 막판 질주가 빛났다. 심석희(맨 앞)가 18일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선 마지막 바퀴에서 중국 선수를 제치며 1위로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4분09초49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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