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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버지니아 15만 韓人 '동해' 살려냈다
[美 버지니아주 동해 병기] 동해倂記 23년만의 쾌거… 州하원, 한인단체 호명하며 기립박수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14/02/0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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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버지니아 15만 韓人 '동해' 살려냈다

  • 리치먼드(미 버지니아주)=임민혁 특파원
  • 입력 : 2014.02.08 03:03

    [韓人들 전략의 승리… 감정보다 논리 앞세워 美의원들 움직여]

    州하원, 교과서에 '東海병기' 법안… 찬성 81·반대 15로 압도적 통과
    지켜본 교민 450명 눈물의 박수

    의원들 성향 일일이 분석하고 후원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
    "역사 객관적으로 보자" 설득

    다음 목표는 美정부 倂記 인정… 외교 보다 교육 문제로 접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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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 한인의 목소리, 버지니아한인회, 워싱턴 한인노인회…."

    6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버지니아주의 주도(州都) 리치먼드에 있는 주 의사당 하원 전체회의장. 윌리엄 하웰 하원 의장이 방청석을 가득 메운 한인단체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미국 내 50개주 중 최초로 공립학교 교과서에 '일본해(日本海)'와 함께 '동해(東海·East Sea)' 표기 병기(倂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 직전이었다. 하웰 의장이 "버지니아의 발전에 큰 힘이 되고 있는 한인 관계자들이 오늘 많이 와 있다. 이들에게 경의를 표해달라"고 하자 하원 의원 100여명이 일제히 일어나 방청석을 향해 박수를 쳤다.

    이날 한인들은 역사적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방청석 150여석은 일찌감치 한인들로 꽉 찼다. 방청석에 들어가지 못한 300여명은 기자회견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회의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한국 기자들은 물론 일본·중국을 비롯한 외신 기자들도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주 의회 관계자는 "특정 커뮤니티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이렇게 많이 몰린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오후 1시쯤 표결이 끝나고 회의장 전광판에 결과가 떴다. '찬성(Yea)' 81표, '반대(Nay)' 15표. 예상보다도 훨씬 압도적인 표차였다. 한인 사회가 똘똘 뭉쳐 3년여에 걸쳐 노력한 끝에 미국 학생들에게 '동해'를 가르칠 길이 열리자 방청석의 한인들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일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버지니아한인회 홍일송 회장은 "미국 이민 사회에서 한인의 위상이 오늘같이 높았던 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법안은 앞서 상원에서도 가결 처리됐으며 테리 매컬리프 주지사의 서명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발효된다. 이에 따라 2015학년도부터 버지니아주의 모든 공립학교는 동해와 일본해가 함께 적힌 교과서를 채택하게 된다.

    이날 법안 찬반 토론 때는 버지니아주 하원의 유일한 한국계 의원 마크 김(민주) 의원이 일제 때 태어난 자신의 부모가 한글과 한국 이름을 쓰지 못했던 역사를 설명하고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어머니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이름을 빼앗겼듯이 '동해' 명칭도 국제사회에서 빼앗겼다. 지금 이 회의장에 모인 한인들이, 그리고 미국 내 한인들이 '동해를 함께 써달라'고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번 법안은 상징적 시작"이라고 했다. 이어 로버트 마셜, 잭슨 밀러 의원 등이 지지 발언에 나섰다. 밀러 의원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해 회의장 안팎의 한인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버지니아주의 '동해 병기' 성과는 주미 일본 대사관이 로펌을 고용해 조직적으로 반대 로비를 펼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동해 법안 통과는 한인들의 '전략'과 '단합'이 결합된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감정'과 '정치'를 뒤로 밀어놓고 '논리'와 '교육'의 문제로 접근한 것이 미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최근 몇년 새 미국에서는 위안부 이슈와 관련해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다. 하지만 '동해' 문제는 그렇지 못했다. 미국 측이 위안부 이슈는 보편적 인권 문제로 다뤘지만, 동해 표기는 한·일 간의 정치적 싸움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2012년 초 동해 병기 법안이 한 차례 주 의회에 상정됐다가 전체회의에 올라오지 못하고 부결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에 '미주 한인의 목소리(VOKA)' 등 한인 단체가 주목한 것이 '교육' 이슈로 접근하는 것이었다. 즉 "'일본해'는 잘못됐고 '동해'가 옳다"는 대결 구도로 가는 대신 철저하게 "현재 이 지역에는 명칭을 둘러싸고 분쟁이 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논리로 주 의원들을 설득했다. "한국이 일제의 강점으로 전혀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1929년에 국제적 지명이 '일본해'로 관철됐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동해'를 버린 적이 없다. 이 바다에는 이런 역사적 사실이 있다"는 설명에 반대하는 미 의원들은 거의 없었다.

    여기에 모래알 같던 한인 단체들이 똘똘 뭉쳐 제대로 된 유권자의 힘을 보여준 것이 큰 힘이 됐다. 현재 버지니아의 한인 숫자는 15만명으로 추산된다. 정치인들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지만, '동해' 이전에는 단합된 목소리로 한인사회의 이익을 관철시킨 사례가 거의 없다. 2012년 당시 법안을 발의했던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 의원은 "당시 일본 측에서 반대 이메일은 많이 왔는데, 한인들은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고 했다.

    이번 법안을 추진하면서 한인 사회는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후원 행사 등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홍보에 주력했다. 이들은 또 주민들에게도 "글로벌 시대에 당신 자녀가 한국에 갔을 때, 거기서 '일본해'라고 하면 어떤 대우를 받겠느냐"고 설득을 했다.

    반면 일본 측에서는 정부(대사관)가 직접 나서 '압력'을 행사하려 한 것이 역풍을 불렀다. 버지니아주 관계자는 "버지니아는 미국의 기틀을 마련한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등 대통령 8명을 배출한 주로 자존심이 특히 강하다. 연방정부의 간섭도 불쾌하게 여기는데 다른 나라 정부가 압박을 넣으려고 한 것이 역효과를 내지 않았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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