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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어떻게 사람을 죽인 사람만 인권이 있는가.” 남편의 절규
'전자발찌 살인범'에"칼 맞아 죽은 아내 앞에 36개월 딸이…" "벌레만 봐도 기겁하던 아내… 얼마나 무서웠을까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12/08/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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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살인범'에"칼 맞아 죽은 아내 앞에 36개월 딸이…" "벌레만 봐도 기겁하던 아내… 얼마나 무서웠을까
조선일보

"칼 맞아 죽은 아내 앞에 36개월 딸이…" 남편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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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8.23 08:13
 
 

'전자발찌 살인범'에 아내 잃은 남편 "벌레만 봐도 기겁하던 아내… 얼마나 무서웠을까"
"전과 11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에 고통 줬겠나
악마에 인권? 그럼 죽은 아내·불쌍한 우리 애들 인권은…"
"성폭행 당하면 온가족 고통… 아픔 다 합치면 몇백년 될것"

"그 악마의 전자발찌는 발목에 찬 목욕탕 열쇠고리에 불과했습니다."

22일 오후 7시쯤 서울 중랑구 면목동 아파트에서 만난 박귀섭(39)씨의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그는 이틀 전 전과 11범의 성범죄자 서진환(42)에게 살해당한 아내를 납골당에 안치하고 돌아온 길이었다. 그는 "그런 악마가 전자발찌를 차고 돌아다니는 걸 어떻게 아무도 모를 수 있느냐. 우리나라가 썩었다, 정말로 썩었다"면서 흐느꼈다.

―서진환의 전자발찌는 아무 효력도 발휘하지 못했다.

"차를 타고 제주도를 가든, 칼 들고 옆 동네를 오든 위치만 파악하는 수준 아닌가. 사람이 죽고 있는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서진환은) 발찌를 액세서리로 생각한 거다. 발목에 차는 목욕탕 열쇠고리라고. '잡히면 교도소에 가면 된다'고 했다지 않은가."

―변이 생긴 것은 언제 알았는지.

"아이들 유치원에서 '당신 아내가 칼에 맞았다'고 전화가 왔다. 처음에는 누구와 싸워서 칼에 찔린 줄만 알았다.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한계가 그 정도다. 지하철을 타고 병원까지 가는데, 자리가 비어 있어도 앉을 수가 없었다. 식은땀이 쏟아졌다. 미친 듯이 뛰어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미안하다'고 하더라. 아내는 어찌나 맞았는지 얼굴이 퉁퉁 부어서 목이 보이지 않았다. 형사가 '강간범이 들어와서 살해했다'고 하는데 무슨 소릴 하는지 웅웅거렸다. 장인어른이 연로하셔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데, 전화 걸어서 그 안 들리는 양반에게 '아버지, ○○이가 죽었습니다. ○○이가 죽었습니다'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마지막으로 아내를 본 것은?

"우리는 매일 저녁 식탁에 네 식구가 모이는 그런 집이었다. 그날은 마침 회의가 있어서 오전 5시 30분쯤 아이들이 깰까 봐 몰래 일어났다. 자고 있던 아내가 '지금 갈 거야?'라고 물었다. 그렇게 나왔는데…. 마지막 모습이었다."

▲ 지난 20일 전과 11범 성범죄자에게 살해당한 주부 이모씨의 남편 박귀섭씨가 22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 한 아파트에서 눈물을 가까스로 참으며 심경을 털어놓고 있다. /성형주 기자 foru82@chosun.com
―아내는 어떤 사람이었나?

“같은 직장에서 우연히 알게 돼 2007년 결혼했다. 서글서글하고 참 밝게 웃었다. 이런 사람이라면 결혼해도 되겠다, 평생 같이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아내가 참 겁이 많아서 벌레가 들어와도 ‘좀 잡아달라’면서 기겁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악마가 칼을 들고 와서 머리를 바닥에 쿵쿵 찍고, 수십 번이나 가격하고 칼로 찌르고. 도대체 얼마나 무섭고 아팠을까.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그런 생각이 가슴을 친다. 살 수가 없다. (가슴을 치면서) 여기가 지금 아예 없어진 것 같다.”

―범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꼭 한마디 해주고 싶다. 고통스럽게 죽었으면 좋겠다. 전과 11범? 12범?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줬겠나. 고통을 주는 법만 알았지, 이런 고통을 당해본 적이 있겠는가. 성폭행이라는 거 당하면 온 가족이 고통받는다. 가족이 고통받는 세월을 합하면 몇 백년은 될 거다. 서진환은 우리 아이들까지 포함해서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줬다. 꼭 고통스럽게 죽으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

“뉴스를 보면 만날 제2의 김길태, 제2의 강호순 떠드는데 그런 악마들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아내가 뉴스 보면서 ‘엄마 없는 아이들은 얼마나 불쌍할까. 나는 저렇게 키우지 말아야지’ 그런 말도 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불과 한 주 전에 안면도에 휴가를 다녀왔다. 온 가족이 함께 떠난 첫 여행이었다. 술을 못하는 아내가 기분이 좋아서 한잔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휴가를 오자, 그런 이야기 하며 아이들과 함께 한참 웃었다. 그렇게 행복했는데, 악마가 칼을 들고 우리 집 안방에 들어오리라는 생각을 어떻게 했겠나.”

―유치원에 다니는 두 아이는 엄마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줄 알고 있나.

“이런 참담한 일을 어떻게 말 할 수 있겠느냐. 아내의 관이 화장될 때 36개월 된 막내딸을 안고 ‘엄마 하늘나라 간다’고 하니까, 그 어린 게 뭘 아는지 막 울었다. (엄마의 관이) 들어가고 사람들이 다 나왔는데도, 딸은 ‘저길 가자, 저기, 저기 ’ 하면서 계속 울었다. 그래서 다시 데려가니 ‘엄마 이 안에 있다. 엄마 이 안에 있다. 엄마 이 안에 있다’ 그러면서 또 울었다. 아이 마음을 딴 데 돌려보려고 장난도 치고 해봤는데…. 앞으로 이 아이들 어떻게 키우느냐. 막막하다.”

―범인은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범죄자에게도 인권이 있다고 한다. 그럼 아내가 죽은 나는, 엄마가 사라진 유치원 다니는 우리 딸아이의 인권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그런 악마에게 얻어맞고 죽은 우리 아내는 그럼 뭔가. 이 나라는 어떻게 사람을 죽인 사람만 인권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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